순간을 잡아두자 .. RSS 태그 관리 글쓰기 방명록 butteryoon+tistory@gmail.com
2014-01-28 23:34:05

1월15일부터 오늘까지 몇 일이 지났나! 14일이 지나고 있다. 정말 찰나의 순간에 아스팔트에서 정신을 든 다음 지금까지 시간은 정말 빠르게 지나갔다. 처음 움직일 수도 없었던 몸은 이제 어느 정도 안전한 범위 내에서는 움직이며 일을 볼 수 있을 정도 된다.

처음 며칠은 그냥 누워만 있었고 그 다음 며칠은 침대 위에서 앉았다 눕기만을 반복했다. 물론 시간되면 가져다 주는 밥을 먹었으며 식후 30분 후에는 알약 몇 개를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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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염화나트륨과 소염제가 들어있는 링거를 한 병씩 혈관에 흘려 넣었으며 체온계로 몸의 온도와 혈압을 측정하고 엉덩이에 맞는 근육주사도 몇 회 맞았으며 아침 식사전의 소변검사와 피검사도 몇 번 있었다.

왼쪽 귀와 머리에 있는 타박상을 치료하기 위해 알코올 소독과 딱지를 몇 번 정리했으며 떼어진 딱지아래 드러난 상처 입은 맨 살이 화끈거려 며칠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상처부위를 기록하기 위해 성능 좋은 카메라로 접사를 몇 방 날렸으며 내출혈과 뼈를 검사하기 위해 미량의 방사선에 노출이 되는 엑스레이와 CT 검사를 했으며 MRI 도 몇 컷 남겨뒀다. 분당 제생병원에서 뼈 스캔검사를 하기 위해 약해진 뼈에 들러붙는다는 방사선물질을 혈관에 주사하고 약 3시간 남짓 지난 후 머리와 목 부분의 뼈를 상세히 스캔해서 남겼다.

약 보름을 이렇게 지내다 보니 몸이 좋아진다는 느낌보다는 약해진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또 건물 안에 갇혀 꽉 짜여진 일정에 맞추어 왔다 갔다 하고 밥 먹고 검사하고 만 하는데도 이상하게 피곤하고 잠은 언제나 솔솔 온다. 이러다가 바깥세상에 적응을 못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내일 모래면 설인데 아무래도 올해 설은 어쩔 수 없이 병원에서 보내야 할 것 같다. 설에 본가에 내려가지 못한다는 것에 좀 이상한 느낌이 든다. 뭐랄까? 꼭 해야 할 뭔가를 알면서도 안 하는 그런 느낌이랄까?

어째든 몸을 내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건 굉장한 축복이다.

빨리 일어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