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을 잡아두자 .. RSS 태그 관리 글쓰기 방명록 butteryoon+tistory@gmail.com
요나스 요나슨 (1)
2014-07-09 03:29:41

7월은 소설을 읽기로 마음먹고 세 권을 골랐다.

기욤뮈소 “구해줘”, 베르나르 베르베르 “파피용”, 요나스 요나슨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라는 제목을 접했을 때는 뭐랄까? 솔직히 처음부터 끌리지는 않았는데 “뭔 제목이 이렇지?” “도대체 어떤 얘기를 하려는 걸까?” 라는 궁금증이 더해지자 바로 찜 하게 되었다.

첫 장을 넘기면 자신의 100세 생일에 양로원을 탈출하는 노인의 이야기가 바로 제목처럼 펼쳐진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야기는 단순한 이야기에서 굉장히 폭이 넓은 이야기로 전개된다.

이제 막 시작이다. 책 읽는 속도가 느린 편이지만 출퇴근 시간을 나름 굉장히 알차게 만들어주고 있다.

주인공인 알란 칼손 할아버지의 삶은 도덕적인 잣대를 가져다 댈 수 없을 정도로 그냥 물 흘러가는 대로 살아간다. 그 어떤 관습과 규칙도 간단하게 넘겨버릴 수 있는 성격의 소유자지만 한가지, 인간에 대한 연민과 예의는 기본으로 지키며 살아가는 모습이다. 근대사의 굵직한 사건들과 위대한 사람들을 만나지만 결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물 흘러가는 대로 걱정하지 않고 살아간다.

물 흐르듯이 라는 말은 이럴 때 써야 한다. 이 세상은 결코 내가 의도하는 대로 살아가지지 않는다. 물론 흐름을 전혀 바꿀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 흐름을 바꾸기 위해 내가 소비해야 하는 열정은 너무 크다. 그 에너지를 지금 이 순간 쓸 수 있다면 우리의 삶도 조금은 더 재미있어지지 않을까?

칼손씨와 시덥잖은 얘기들을 나누면서 염소 젖을 발효시켜 만든 술 한잔 나누고 싶다.